폴리 매스 뜻 및 후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되고 싶나요?)
폴리 매스를 완독 했다. 저번 독서 모임을 이 책으로 하기는 했지만 다 읽지 못한 상태로 행했고,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점심 먹고 서서 10분 읽고, 운동하면서 세트 운동 시 중간에 쉬는 텀에 3페이지씩 꾸준히 읽어드렸다. 이에 완독 후 정리하는 의미에서 후기를 적는다.
사실 후기라 해보았자 거창한 것은 없다. 인상적인 문구들을 나열하는 것 뿐이다. 요즘 글 쓰는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블로그에 최근에 적는 글들 하나하나는 타이머로 10분을 재고 적는 글이라 글의 양이 짧다. 이에 구글 애널리틱스 등을 보면 이탈률도 늘었고, 재방문율도 줄었음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쓰기 스타일을 적용하는 것은 일단 내 자신이 글 쓰는 것 자체에 접근하기가 좋다. 예전에는 논문 형식의 글에 기본으로 1시간 이상을 들이기가 일쑤였다고 하면 요즘은 10분만 적으면 되니 접근성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더해 10분 컷 글쓰기는 양적으로 찍어내야하는 수익형 블로그에 적합하다. 혹자는 글을 적게 쓰면 상단에 띄울 수 없다고들 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 남이 뭐라 카더라 보다는 자신이 직접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10분 컷이 넘어가는 글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벗어나는 것이 많다. 자신의 지식의 한계에 의해 글쓰기가 머뭇하게 되니 글 쓰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생각이다. (참고로 지금 쓰이는 글은 10분이 넘어간다. 인상적인 문구가 많았기에.)

여하튼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다. 폴리매스는 전형적인 설득하는 글쓰기이다. 설득하는 글은 주장이 있고 근거나 예시가 있고 또 주장이 있는 형식이다. 이런 순서는 글의 호흡이 길어짐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이에 후기 역시 이런 형식으로 적어보겠다. 여기서 근거로 나온 폴리 매스들을 적어보고 저자가 주장하는 것들 중 인상 깊은 문구를 나열하는 식이다.
일단 폴리매스 뜻은 다차원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전인적 차원에서 최적의 능력을 발휘하며 자아를 실현한다. 한마디로 다방면에 전문가를 일컫는 말로 보면 되겠다. 현대사회에서 박학다식한 사람이 되려다가는 깊이가 얄팍한 아마추어에 그칠 위험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저자는 폴리 매스가 오히려 현대사회의 생존에 꼭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모든 인간은 폴리매스가 될 가능성을 타고난다. 사실은 폴리 매스가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폴리 매스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해야 옳다.
다방면에 탁우러했던 천재로 임호텝이 있다. 임호텝은 사카라 지역 피라미드를 건축한 사람으로 역사에 기록된 인물로는 최초의 폴리 매스이다. 그는 평민 출신이지만 고등교육을 받았으며 그의 전기에 따르면 다재다능하고 박식한 인물로 성장했다. 말하자면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천재여서 자신이 관심 가는 분야에 관해 방대한 지식을 갖췄다.
임호텝은 최초로 원기둥을 이용한 건축가로 의사로서도 평판이 자자하다. 사후 수세기에 걸쳐 신적인 지위를 얻은 데에는 혁신적이고 숙련된 의사로서 얻은 평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가 영화 미이라에 신적인 인물로 나온 것도 기억이 난다.) 임호텝이 의학 분야에서 남긴 유산은 모든 의료인들이 실천하기로 맹세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언문의 기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임호텝은 평민으로서는 유일하게 신성한 지위에 올라 파라오의 조각상에 새겨졌다. 그는 사제이자 발명가, 시인, 철학자, 정치인이었으며 또한 의사이자 건축가, 천문학자로서 이집트 사회와 문화에 지대하게 공헌한 사람으로 역사상 최초로 기록된 폴리 매스 천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메모광이었으며 그가 평생 메모한 내용을 보면 철학, 광학, 기하학적 원근법, 해부학, 비행 원리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관찰하고 생각한 내용을 광범위하게 기록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처음에 소묘와 수채화를 그리는 화가로 경력을 쌓았지만 그러면서도 극장과 문학에 매료되었다. 그는 라이프치히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프랑크프루트에서 변호사로 개업해 다수의 중요한 사건을 맡아 처리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최초의 지식인형 폴리매스로 꼽을 수 있으며 지식의 폭과 깊이에서 보기 드물게 균형 잡힌 사람이었다.
고던 파크스는 미국에서 폴리매스 예술가로 손꼽히는 최초의 흑인 중 한 명이다. 보그와 라이프 같은 유명 잡지의 사진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사진 촬영기법 매뉴얼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후 할리우드에 진출하여 흑인 최초로 이름을 알린 영화감독이 되었다.
동시에 파크스는 실력이 뛰어난 음악가였으며 독학으로 재즈피아노를 익히기도 했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콘체르토와 나무 심포니를 작곡했을 뿐 아니라 그의 영화 샤프트의 배경음악도 작곡했다.
전문화만이 답이라는 생각은 미신이다. 이 사회는 거대한 세계를 조각 조가 분리하고 엄격하게 경계를 긋고 우리가 한 가지 분야의 전문가로 살아가게 만들었다. 누군가 우리에게 한 분야를 강요한 게 아니라 해도 (대부분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선택했을 것이다) 필요에 의해 가능한 한 빨리 한 가지 분야를 선택하도록 만들고 다른 분야로는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한다. 누가 우리에게 한 가지 분야만 선택하도록 강요하는가? 부모, 교육기관, 고용주, 정부, 사회 시스템 자체가 그렇다.
지능이 매우 뛰어난 다수의 영재들은 하나의 특정 분야에 그들의 역량을 집중하도록 매우 일찍부터 격력 받는다(아니 거의 강요받는다). 학부모와 교사들은 이를 아주 당연하게 생각한다. 폴리 매스 자질(즉 다중 잠재력)을 지닌 영재들도 이들과 똑같은 운명에 처할 때가 많다. 다양한 잠재력을 실현하는 것은 고사하고 일반 성인으로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다. 이러한 현실도 아이들이 우울증을 겪는 요인 중 하나다.
하루 7시간 일하는 직장생활에 사람들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은 나는 4시간만 일한다와 같은 자기계발서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데서도 분명히 알 수 있다.
생존을 위해서 전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오해가 오늘날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두루 알려고 하면 어느 하나에도 정통하지 못한다. 이런 속담에는 돈을 벌고 부를 축적하는 능력과 관련해 폴리 매스를 냉소적인 시각으로 보는 관점이 드러난다.
폴리 매스를 향한 관점 자체를 고쳐야 한다. 폴리 매스의 공통된 특징인 직업의 다각화가 사실은 생존을 가장 확실히 보장해주는 수단일 때가 많다.
사업과 기술을 다각화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변하는 경제상황에 따라 시장 수요에 적절히 대응할 능력을 갖춘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정보를 구조화하는 사고방식은 인간이 생존하는 데 중요한 기술인 반면에 지금과 같은 현대사회에서는 인간의 창의성과 폭넓게 사고하는 능력을 억제하는 측면이 있다.
인간은 자신의 가설에 좀처럼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신속하게 결론으로 비약하는 경향이 있고 이로써 문제를 다르게 생각해볼 여지를 차단한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열린 마음으로 대응해야 한다. 혹은 그러한 변화를 열망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변화를 상수로 받아들이는 자세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무상(덧없음)과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해 일체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멸하거니와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말하는 변화는 당연히 형이상적 개념이 아니라 물리적 실재에 적용되는 변화를 말한다. 사람의 적혈구는 4개월마다 전부 새것으로 교체되고 피부 세포는 몇 주 간격으로 교체된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원자는 대략 7년주기로 전부 교체된다. 물리적 관점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존재가 된다.
이것 말고도 인사이트를 주는 문장이 많다. 표시해 둔 부분을 모두 적어보려 했으나 다시 생각해보니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북으로 책을 보아 표시해둔 부분은 따로 저장이 되어 편리하다. 저번 독서모임에서 자신은 머리가 나빠서 좋은 문장을 모아놓고 주기적으로 이를 복습한다고 했는데, 나 또한 이를 적용해야겠다. (실지 독서 모임 때 머리가 나쁘다고 한 이가 제일 영감이 주는 말도 많이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