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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상식, 이슈/정치

루비오 공공선 자본주의가 가지는 한국 보수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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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공공선 자본주의가 가지는 한국 보수의 시사점?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 2019년 11월 루비오 상원의원에 의해 공공선 자본주의가 제기되었다. (워싱턴 소재 미국 가톨릭대학에서의 연설)이는 근로자들이 의무를 다하고 직업에서 오는 혜택을 향유할 수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 기업들은 이윤을 낼 권리를 향유하고 미국인들에게 존엄한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충분한 규모의 이윤을 재투자하는 자유기업 체제라고 정의한다.

이는 경제 운용의 핵심 목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고 목표 달성 수단은 미국 기업의 자국 내 투자이며 자유로운 영리 활동의 보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시말하면 정부는 적극적인 예산 투입 및 조세정책을 통해 미국 기업들이 자국 내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도록 유도 또는 견인해야 한다. 즉, 정부의 정책 목표는 자유로운 시장질서 유지보다는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국가가가 되어야 한다.

루비오는 앞서 얘기한 2019년 연설에서 미국은 아메리칸드림이 사라진 나라가 되었다고 강조한다. 1956년 미국에 온 그의 부모님처럼 가난하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이민자들이 존엄한 일자리를 구하고, 살 집을 마련하고, 가족을 양육하고, 네 명의 자녀를 그들보다 더 나은 조건에서 살 수 있도록 했던 예전의 미국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그가 가장 문제 삼는 것은 미국 기업들이 금융자본에 예속됐다는 것이다.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뒷전으로 미루고 주주가치 극대화에 골몰하면서 최상위 1%만 이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루비오가 이처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는 양극화와 함께 임금, 일자리 격차 확대가 자리한다. 그는 이런 양극화 심화 원인에 대해서는 미국에 나쁜 경제 질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조지아 주의 가구 공부터 펜실베이니아 주의 공구 공장 근로자에 이르는 사람들의 삶은 기업들이 이익을 좇아 그들의 일자리를 해외로 보내버리고, 그들의 일할 권리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알아둘 점은 루비오의 공공선 자본주의는 단순히 중산층의 일자리를 복원하는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양극화가 심해지는 미국 현실에서 트럼프주의와 다른 방식으로 내륙 중소도시의 유권자들을 동원하겠다는 일종의 새로운 정치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이와 동시에 끊임없이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도 공공선 자본주의의 특징이 된다.

이런 구조는 루비오가 가톨릭 가치관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 지난 교황 레오 13세는 극심한 양극화와 자본, 노동 대립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노동자의 권익을 옹호했다. 또한 정의는 자본, 노동 양쪽의 조화를 위해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치관에 기반한 것이 루비오의 공공선 자본주의인 것이다.

이에 추가적으로 루비오는 국가 주도의 첨단산업 육성과 경쟁력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정책의 목표로 항공우주, 통신, 자율주행차, 에너지, 수송, 주거 분야에서 경쟁력 강화를 주장한다. 이에 중소기업부를 개혁해 중소 제조업체의 경쟁력 강화에 중앙정부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얘기한다. 한편 교육, 양육 등과 관련해서는 이들 영역에서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고, 정부가 사회적 조화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공공선 자본주의는 바이든 시대에 공화당과 보수세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오런 캐스 맨해튼연구소 연구원에 따르면, 이는 아무런 지적 기반도 만들지 않고 물러난 트럼프 전 대통령 이후 공화당의 진로를 둘러싼 갈등에서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흐름이라고 했다. 이는 한국의 보수 개혁에 시사하는 점도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국민의 힘 지지율이 20% 초반대임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보수 야당의 지지율이 답보 상황인 것은 중산층, 대졸자, 청년층이 외면하는 정당이 되었다는 데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선 자본주의가 추구하는 방향처럼 노동시장 변화, 자산격차심화, 교육, 취업, 주거, 결혼, 출산 등에서 유권자들이 원하는 정책적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김종인 국민의 힘 비대위원장이 당 소속 의원과 당직자들에게 루비오의 공공선 자본주의와 좋은 일자리란 보고서를 돌려 화제를 낳은 것도 위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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