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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러쉬 (ft. 자족하는 삶이 행복이라는 화두에 새로운 관점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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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 (ft. 자족하는 삶이 행복이라는 화두에 새로운 관점 제시?)

책 러쉬는 행복에 대한 흔히 아는 관점보다는 경쟁에서 오는 행복을 주로 토로하고 있다. 행복은 자족하는 삶이고, 경쟁은 스트레스를 부른다는 일반적인 행복론과는 사뭇 달라 신선하다.

러쉬는 부탄을 예로 들고 있는데, 이 나라는 불교를 국교로 지정했으므로 다른 종교에는 관심을 둬서는 안 된다. 국민 총 행복지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천편일률적이어야 하며, 경쟁을 부추기는 모든 행동을 차단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개입한다. 단순히 행복지수 1위인 나라, 부탄은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을 파격 하는 문구들이었다.

전력질주?

러쉬는 또 강조한다. 경쟁이 인간을 더 공정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더 훌륭하게 만들어준다고. 경쟁이야말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사랑과 새로운 지식 그리고 부와 지위를 추구할 때, 우리는 말 그대로 바빠진다. 머리 회전이 빨라지며 도파민이 분비되고 열정에 불이 붙는다. 이에 반해 자족하는 삶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들은 더 이상 현명해지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이에 더 이상 현명해지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자족하는 삶을 살아가도 충분히 행복한 이들이 있을 수도 있긴 하겠지만, 대다수의 인간은 본능적으로 성장에서 기쁨을 느끼므로 책 러쉬가 하는 이야기에 더 공감이 가기도 한다.

초기 인류의 생활 상도 위의 얘기에 근거를 더한다. 인정사정없는 지상의 삶과 포식자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하려면 초기인류는 다른 사람과 협력을 해야 했다. 결국 경쟁이 협력을 낳았다. 경쟁은 우리 인류를 비참의 늪으로 끌어당기는 족쇄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토대였던 것이다. 얼핏 생각하길 경쟁과 협력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초기 인류의 삶에서 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책 러쉬의 통찰이 놀랍다.

오늘 읽은 부분 중 마지막으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소크라테스가 말한 부분을 인용한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이르길, 성찰없는 삶은 가치가 없다 했다. 책의 저자는 전적으로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역설하길 과도하게 성찰하는 삶 역시 가치가 없다 했다. 무엇이든 중용의 삶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퍼뜩 났다. 여기에 논지를 더해 책은 뇌과학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아주 순수하고 객관적인 이성을 추구하고자 감정의 충동을 부인하려 하면 치명적인 실수를 범할 수 있다고 한다. 투자자들 또한 그렇다. 그들이 가장 나은 투자를 할 때는 감정을 배제했을 때가 아니라 감정에 의한 편견과 두려움을 충분히 인지했을 때이다.

함께 달리고, 경쟁하는 삶

책 러쉬의 단지 20페이지 중반을 읽었을 뿐인데, 위와 같이 많은 생각이 들었다. 경쟁이라는 인간 본능을 나는 그간 애써 무시해왔었다. 나 자신이 행복할 수 있으려면, 항상 마음에 평정심을 유지하고 명상에서 말하는 내면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면 된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있어 책은 무척이나 신선했다. 결과적으로 우리 삶에서 성장과 행복을 성취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는, 잘났든 못났든 우리 인간 본성을 무시하지 않고 인정할 때 찾아온다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라 앞으로 남은 부분이 더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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